다른 나라를 방문하면, 흔히 말하는 '물갈이'라는 것을 하는 경우가 많다.
깨끗하지 못한 물을 마신 경우 장염이 생기는 것인데,
그래서 여행자들은 그 나라에서 플라스틱 생수를 마신다.
동티모르에서는
적어도 수도 딜리에서는,
모든 사람들이 생수를 사 마신다.
그러다 보니 플라스틱 병 쓰레기가 어마어마하다.
재활용도 잘 안 되는 상황이고,
길가에서 널브러진 플라스틱병을 쉽게 볼 수 있다.
하지만 단순히 '물갈이'로 끝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다 생각하기는 사람들도 많다.
쓰레기의 문제는
깨끗한 물과 음식의 확보와 닭과 달걀 관계처럼 얽혀 있다.
길가와 하천에 쓰레기가 넘쳐나니,
물이 더 더러워지고, 막히고,
결국 모기가 살기 아주 좋은 환경이 된다.
동티모르에서 올해 1월, 약 보름 만에
뎅기 88
치쿤구냐( chikungunya) 183
지카 7
감염 사례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었다.
이 병들은 흰 줄무늬 검은 모기가 옮기는 바이러스로,
고열과 몸살이 주요 증상이지만 딱히 예방이나 치료 방법이 있지도 않고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.
동티모르에 체류하는 외국인들도 감염되는 경우가 많아,
투병 후 몸이 쇠약해져 본국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.
안 그래도 얼마 전, 친구의 동료가 치쿤구냐 병과 유사한 증세를 보여 입원하게 되었다.
하지만 한편으로, 말라리아에 걸린 것이 아니라 다행이다 싶다.
동티모르에서 활동하는 NGO들이 모기장과 모기 퇴치제를 배급하고 있지만,
이 모기들은 낮에 활동하기도 해서, 언제 어디에서 물리게 될지 모른다.
하루빨리 예방 접종이 보편화되어야 하는데,
제약회사에게는 돈이 안 되는 것인지 개발이 더딘 것 같다.
나는 모기가 선호하는 피를 가졌는지, 긴 팔 긴 바지를 입고 있어도 물리곤 한다. 하지만 확실히, 동네 슈퍼에서 파는 1 달러 짜리 모기 퇴치제를 삼십 분에 한번씩 로션처럼 바르는 게 도움이 된다.
한국의 홈매트나 에프 킬라에는 끄떡도 안하니 괜히 무겁게 들고 갈 필요 없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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